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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자존, 행복, 선택 소공녀는 자본주의적 현실과 삶의 기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주인공 미소는 정규직을 그만두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위스키와 담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집 없이 서울의 지인 집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많은 이들이 필수로 여기는 것들을 내려놓고, 다른 이들이 사치라 여기는 것들로 일상을 구성하는 그녀의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영화는 소소한 물건이나 취향으로 대변되는 행복이, 개인의 정체성과 자존을 어떻게 지탱하는지를 섬세하게 조명한다. 소공녀는 무거운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고, 주인공의 태도와 말 없는 행동으로 삶의 태도를 말한다. 사회적 규범과 경제 논리 너머의 개인 선택을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며, 무엇을 지키며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유를 .. 2025. 12. 8.
마더 모성, 진실, 집착 마더는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는 모성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영화다. 이 작품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파헤치며, 진실을 향한 집착이 어떤 윤리적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서늘하게 보여준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면서, 어머니는 사회가 외면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그녀의 추적은 점점 정의를 위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폭력에 가까워진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모성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모든 행동이 반드시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관객의 믿음을 뒤흔들고, 인간의 본능이 윤리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마더는 모성을 미화하지 않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 2025. 12. 8.
아이 캔 스피크 기억, 증언, 용기 아이 캔 스피크는 역사와 기억을 다루면서도 감정의 무게에 압도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함과 따뜻함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옥분 할머니가 공무원 민원실을 수없이 찾아가며 갈등을 일으키는 일상은 잔소리 많은 민원인의 모습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그 일상의 이면에 깊게 자리한 아픔과 용기를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과거를 고발하려는 결심, 그리고 그 증언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보다도, 한 개인이 스스로를 복원해 나가는 감정의 과정을 중심에 둔다. 이 작품은 침묵의 시대를 지나 증언의 시간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말한다는 행위가 얼마나 용기 있는 선택인지,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말할 수 있는 권리, 그리.. 2025. 12. 7.
내일의 기억 자아 붕괴, 심리, 마지막 퍼즐 내일의 기억은 기억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불완전하며 위험한지를 심리적 공포와 스릴러 요소를 통해 집요하게 탐색한 영화다. 사고 이후 기억을 잃은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수진은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불길한 환상 속에서 현실과 환각의 경계에 서게 된다. 그녀가 의지하던 남편조차 의심스러운 존재로 바뀌어가고, 퍼즐처럼 흩어진 조각을 맞춰가며 마주하는 진실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어두운 것이다. 이 영화는 트라우마와 기억의 왜곡이 어떻게 인간의 인식과 감정을 지배하는지를 매우 정교하게 그려낸다. 내면의 불안과 심리적 균열, 그리고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감정을 통해, 우리가 믿는 진실이 과연 진실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기억의 불확실성과 자아의 붕괴영화의 주인공 수진은 사고 이후 새로.. 2025.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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